특수상권만의 특수한 상황판단을 놓쳐서는 안된다

오랜 기간 창업컨설팅을 해오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창업문의를 받아오고 있는데,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해 작년에는 아쉽게도 폐업정리에 대한 문의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 초 다시 창업에 대한 문의가 많아 서서히 창업시장이 밝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특히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특수상권 창업에 대한 질문이 늘고 있다.

특수상권이란 정확한 사전적 정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보통 사용 목적성이 강하거나 집객력이 높은 시설을 기반으로 조성되는 상권을 의미한다. 창업 시장에서는 다양한 상권들이 들어서는데 대형마트, 공항, 대학교, 병원, 오피스 등 특수한 공간 또는 지역에 기대어 있는 상권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특수상권은 대체로 특정 수요층을 확보한 입지에 들어선다.

요즘 같은 시기에 특수상권에 대한 관심증가 이유는 수요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첫 번째라고 생각된다. 확정적 유효수요를 등에 업고 시작해 리스크는 줄고 성공확률은 높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창업컨설턴트 중에 일반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권리금 및 경쟁 구도와 함께 낮은 임대료를 장점으로 부각하는 경향 또한, 특수상권 관심도 상승에 한몫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단언할 순 없다. 실제로 위의 장점을 바탕으로 한 성공사례가 많기 때문에 필자 역시 특수상권 창업을 추천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면 단호하게 ‘NO'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특수상권 창업하면 무조건 성공하겠지요?”라는 질문이다.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특수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특수하다는 장점을 가진 상권을 이야기하면서 특수한 상황의 위험을 말하는 것이 조금 역설적이지만 요즘의 상황에 비춰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실로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직업군 중 하나가 점포형 창업자가 아닐까 싶은데 실제로 많은 창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로 바뀐 소비형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 오프라인 점포에서의 소비 감소와 온라인(비대면) 소비 증가다. 두 번째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비는 늘어난 반면 중간 소득층의 소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해석해보면 일반 소상공인의 주요 타켓이 되는 많은 중간 소득층의 소비 감소와 함께 오프라인 점포 사용도가 낮아졌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어려운 상황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 속 특수상권에서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창업자들을 많이 만났다. 그도 그럴 것이 공항은 멈추고 대학교 수업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하니 소비가 크게 줄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예식장 안에서 운영하던 커피숍 사장님도, 병원 안에 자리했던 편의점 점주분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업시설은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늘리고 회식을 줄이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차라리 단지내상가와 같은 일반적 상권에 들어갔으면 이 정도 고통은 겪지 않았을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가 회복된 이후 빠른 피해복구로 급성장해 전화위복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위기에 더 취약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확인되었다.

이처럼 특수상권은 특수 입지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손해를 키우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아닌 또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현실에서 위험성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처음부터 위험성만을 강조한 듯해 마음이 무거운데, 창업자는 현실적인 측면과 뜻밖의 리스크도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어두운 부분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특수상권에서의 성공사례도 많은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특수상권 성공 진입을 위한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먼저 특수상권은 그 특수함을 만드는 주체의 단단함과 수요 접근성을 확인해야 한다. 대형 쇼핑몰을 예로 들어 대형 쇼핑몰 1층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창업자라고 가정해보자. 쇼핑몰이 인기를 끌면 덩달아 커피숍 손님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 쇼핑몰과 경쟁 관계인 대형마트가 옆에 들어서면 어떻게 될까? 쉽게 말해서 병원 안의 점포라면 해당 병원의 경쟁력을, 대학이라면 해당 대학의 경쟁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병원이나 대학, 관공서 등은 무조건 안정적인 수요층이라서 리스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를 통해 꼭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공서의 이전은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고 대학교의 정원감소 및 폐교, 이전 역시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와중에 피하기 힘든 현실로 보인다.

병원 역시 인터넷의 발달로 ’실력있는 의사‘, ’친철한 의사‘를 찾는 경향이 커지며 일부 병원에서는 반대급부로 경영위축의 어두움이 드리우기도 한다. 당연히 해당 병원 상권에 자리잡아 병원 종사자나 환자, 보호자를 주요 타겟층으로 하는 경우 어려움을 만날 수도 있다. 요새는 원격의료 이야기까지 나와서 이런 현상이 더 강해질 수 있어 보인다.

이같은 모습은 서울에 위치한다고 해서 예외가 아닌데, 예를 들어 오래전이기는 하나 김포공항 주변 숙박업소의 가격이 서울과 먼 영종국제도시보다 약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었다. 바로 공항 경쟁력에 있어서 주도권이 김포에서 인천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특수상권을 만든 주체의 경쟁력을 살피고 파워를 중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개발 사업 등의 정책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같은 돌발 상황까지 감안해야 하니 체크 할 것이 더욱 많아진 느낌이다.

두 번째로 수입·목표를 조금 보수적으로 잡는 것을 추천한다. 특수상권 창업자 중에 권리금이 상대적으로 낮고 밀집 수요는 많아 보여 수입목표를 높게 잡고, 이 때문에 대출 및 자금계획을 무리하게 설정했다가 고생하는 것을 숱하게 보았다. 특수상권은 수요층이 강력한 대신 한정적인 측면이 있어서 해당 상권을 이룬 주체의 상황에 따라 창업환경이 순간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그리고 비수기와 성수기가 존재하는 상권들도 적지 않은데 이를 사전에 잘 파악해 신중한 매출 예상, 보수적인 자금계획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특수상권 상가는 절대 그 자체만으로 적절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로, 특수상권 안에서의 경쟁 정도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상권에 따라 독점업종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도 알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특수상권 중에는 권리금이나 임대료가 오히려 일반 상권보다 더 높은 곳도 있으므로 이 역시 잘 살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이나 병원 앞 독점 상가 같은 매장이다.

네 번째로,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특수상권 내 업종 선택에 있어서 상권과의 궁합을 살펴야 한다. 병원 상권에서 죽 전문점이나 의료기기 판매점, 지식산업센터에서 문구 사무용품점 같이 상권 인구의 활용도가 높은 업종을 구성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특수상권 가운데 입찰 형태로 진입하는 경우 입찰 방식이라면 입찰전략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 자칫 계산을 잘못해서 낙찰을 받고도 수익 전선에서는 실패하는 ‘승자의 저주’를 경험할 수 있다. 입찰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

글을 마치며 한 번 더 언급하고 싶은 사항은 다른 상권도 마찬가지겠지만 특수상권에서의 창업에서도 조바심을 갖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빠른 성공을 하고 싶은 마음은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빠른 성공에 대한 욕심은 화를 부를 수 있다.

​​상가의신 대표이사 권강수